[🤝우리의 지소행] 첫 번째 이야기 - 윤미경 조합원 💚

2025-02-26

안녕하세요, 지소행입니다! 🫡

기후위기 시대에 다양한 시민들의 ‘지소행(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을 알아가고자 <우리의 지소행>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로 우유팩 다시-쓰기를 실천하는 시민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청소년과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양평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윤미경 조합원님입니다. 💚

윤미경 조합원님은 양평 청소년 휴카페 ‘망고’의 센터장으로 지내며 청소년과 환경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현재도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과 환경 문제, 지역에서의 우유팩 수거 활동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 :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 안녕하세요, 양평군 서종에서 11년째 살고 있고, 청소년에게는 애정을, 환경에는 위기감을 갖고 청소년을 만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윤미경입니다. 지난해까지 양평에 있는 9개의 청소년 휴카페를 운영하는 “청소년 성장 지원 드림톡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드림톡)”의 서종면 ‘망고’에서 센터장으로 근무했어요. 지금은 프리(랜서)한 활동가입니다. ☺️

저는 청소년, 환경 이 두가지에 관심이 지대하게 높아 계속해서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이에요.

센터장을 그만두고도 드림톡과 관련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고, 청소년 활동과 환경 활동을 개인적으로도 지속하고 있어요.

🌏 : 양평에 정착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 사실 연고가 전혀 없는 곳이었어요. 남편이 너무 일에 치여 살고, 아이는 아파트에서만 자라는 게 답답하더라고요. 저도 좀 지쳐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남편이 출퇴근할 수 있는 외곽 지역을 찾아보다가 양평을 선택하게 됐어요.

사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왔는데, 막상 와보니 자연이 너무 좋고, ‘마을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정말 가능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데 도시처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나 학원, 마트 같은 인프라는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을 좀 더 안전하게 키워야 되겠다라고 생각해서 청소년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청소년 휴카페를 만드는 활동까지 하게 됐어요.

🌏 : 지소행과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 : 지소행과의 인연은 ‘망고’를 소개할 수밖에 없네요. ☺️

서종 청소년 휴카페 ‘망고’를 개관 준비던 2021년 10월 15일에 지소행의 출발점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에서 우유팩 수거함을 들고 양평을 방문하셨어요. 원래는 면사무소 주변에 우유함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설치와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하여 결국 ‘망고’ 앞에 두게 됐어요. 그때 처음 장한우리님(지소행 이사장)을 만났고, 이후 지소행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족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합원으로 함께하게 됐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 : 양평에서 청소년 휴카페 ‘망고’를 설립하시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공간을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고, 특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 : 2018년 청소년들이 정책 마켓에서 직접 청소년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제안했지만 실제로 실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서 실천을 당겨보고 싶어 먼저 카페를 마련해서 실험을 해봤어요.

하지만 이를 지자체에서 정식으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만들려면 공공기관의 협조가 필요했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어요. 당시만 해도 "청소년 공간이 꼭 필요할까?"라는 인식이 강했고, "부모가 돌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어요.

지자체에서 경기도 청소년 휴카페 조성 사업에 공모하면서 가능성이 열렸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다행히 당시 군수님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추진될 수 있었어요. 지금은 9개의 청소년 휴카페가 운영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하나를 만드는 것도 큰 도전이었어요.

🌏 : 망고는 단순한 청소년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중요한 장소라고 들었어요. 망고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 : 망고는 청소년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자,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곳이에요.

양평에는 원래 청소년 공간이 전무했어요. 그런데 양평 곳곳에서 온 시민들이 모여 청소년을 돌보는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고, 양평군이 청소년 시설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양평청소년이용시설에관한 조례”이고 양평 곳곳에서 청소년 시설을 운영하던 단체들이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을 이우러 위탁 기관으로 신청하여 지금의 드림톡(휴카페 9개, 방과후아카데미 1개)이 있게 되었어요.

청소년, 학부모, 군민들이 필요를 느껴 제안하고 만들어졌죠.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에게도,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미가 깊고, 다 함께 지지해 주는 공간이 됐어요.

🌏 : 휴 카페에서 진행하는 환경 보호 활동과 '그린 드림톡'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 : 휴카페 중 환경에 관심을 갖는 센터들을 드림톡에서 모아보자해서 ‘그린 드림톡’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한 센터에서는 아이들과 같이 수세미를 키우고, 씨앗을 수거하고, 수세미를 만들어서 천연 수세미를 나눈 적도 있어요. 지구의 날을 기념해서 플로깅도 함께 했었고요.

그린 드림톡 프로젝트는 단순한 환경 교육을 넘어,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예요.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이 적었지만, 활동을 하면서 점점 의미를 깨닫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 요즘 청소년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떤가요?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차이점이 있을까요?

👩 : 사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도 환경 교육을 많이 받고, 사회적으로도 기후위기 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까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실천하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예를 들자면 교육받은 대로라면 편의점에서 먹고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배출해야 하지만, 편의점에서는 일반쓰레기로 버려야해요. 음식물이 묻어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청소년들은 교육과 실제의 다른 시스템으로 인해 혼란과 불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도 문제를 알지만, 실천이 어렵고 불편해요. 불편을 감수해서 실천하기도 하지만 지자체의 쓰레기 분리배출 공정과 환경부의 정책이 일치하지 않아 혼선이 많아요. 결국 실천해도 소용없다거나 나 하나쯤은 괜찮다고 위안하기도 하고요.

인식은 팽배해졌지만 실천과 정책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청소년들이 앎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해보는 경험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어”라는 효능감이 생기죠, 그리고 나면 “왜 이건 안될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면 문제를 제기 할 수 있어요. “이걸 바꿔주세요.”, “만들어 주세요.”하는 요구와 요청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필요한데, 왜 없어요?”라는 문제 의식을 갖고 요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게 교육의 가장 큰 효과 아닐까요?

🌏 : 망고에서는 우유팩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양평군에서 2년 동안 수거한 우유팩의 개수가 거의 4만개 정도 되는데, 망고에서 진행하는 우유팩 다시-쓰기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 : 서종면에서는 카페에서 우유팩을 모으면 개인 봉사자가 수거해요. 세척이 필요한 것은 다시 세척하고 말린 후, 접혀 있는 우유팩을 펼쳐 깨끗이 정리해요. 망고의 계단과 창고를 이용해서 말리고 있어요. 개인이나 작은 카페에서 건조된 우유팩을 직접 가져다 주시기도 해요.

이렇게 모인 우유팩은 면사무소에서 무게를 측정해 1kg당 두루마리 화장지 1개로 교환돼요. 일부는 망고 내에서 활용하고, 대량으로 수거된 것은 주민자치센터나 단체 시설에 기부해요.

아이들은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을 받지만, 정작 실천이 가능한 자원순환 정책은 미미해요.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의 의미는 작은 실천이지만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변화를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을까?' 하던 생각에서 실천하는 경험이 쌓여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요청하는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청소년 휴카페에서 환경 실천 활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또, 휴카페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 휴카페의 가장 큰 의미는 '연결'이에요. 단순히 아이들이 쉬는 공간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지역 사회를 이어주는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하교 후 친구들을 만나고, 잠시 쉬었다가 학원에 가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몸을 녹일 수도 있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안심이 되죠.

특히, 휴카페는 단순한 돌봄 시설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커요. 형식적인 돌봄 센터와 달리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와 머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연결돼요.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학교 선생님,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주민자치위원회 같은 다양한 기관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거죠.

이런 공간에서 우유팩 수거 같은 환경 보호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어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그 실천이 다시 가정으로 이어지니까요. 예를 들어, 아이가 휴카페에서 우유팩을 씻고 정리하는 활동을 하면,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분리배출을 실천하게 돼요. 그러면 부모님도 동참하게 되고,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거죠.

결국, 휴카페는 아이들과 기성세대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런 연결이 있어야 청소년들의 실천이 지속될 수 있고, 지역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만, 이런 실천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겠죠. 아이들은 여기서 쉬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 활동을 접하고,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걸 알고 안심할 수 있어요.

🌏 : 일상에서 실천하고 계시는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런 실천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

👩 : 제가 실천하고 있는 소소한 행동들을 나열해 보니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택배를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고,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면 상자를 뜯어서 테이프를 제거하고, 라벨을 떼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해서 모아요. 페트병도 세척해서 배출하고, 부피를 줄여서 내보내는 것도 습관이 됐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건을 꼭 필요할 때만 사고, 최대한 오래 사용하려고 해요.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누거나 기관에 기부하고 있어요. 요즘은 대형 마트보다는 동네에서 장을 보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가 소비자 입장일 때는 물건의 가치를 쉽게 간과하는데, 직접 생산해 본 사람들은 그 가치를 절감하잖아요. 농작물을 키워 본 사람은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은 자원의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물건을 끝까지 사용하고,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것이야말로 지구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소행’이라는 말이 참 좋아요. 거창한 환경 운동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믿어요.

덜 쓰고, 오래 쓰고, 제대로 버리는 것.

이게 결국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행동 아닐까요?

인터뷰를 마치며, 청소년과 환경을 연결하는 활동들이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협력과 노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

좋은 이야기 나눠주신 윤미경 조합원님,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지소행> 시리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진행 :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 강예빈 인턴
편집 :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 CM 이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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